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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넷플릭스

나의 해방일지 - 반복된 삶에서 해방을 꿈꾸지만 우리는 그냥 살아가는 것일뿐 해방은 없다.

by boogler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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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은 누구나 있습니다. 나에게 무심한 가난한 부모 밑의 자식들은 나를 하나하나 챙겨주고 지원해주는 부유한 가정을 동경하고, 그 부유한 가정의 자식들은 가난하지만 부모로 부터 자유로운 평범한 가정을 동경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러면에서 반복된 삶에서 변화, 더 나아가 해방을 꿈꾸지만 사람은 그냥 살아가는 것일뿐 진정한 해방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인간은 또다른 해방구를 찾게 될테니까요. 세남매는 경기도를 벗어나 지긋한 출퇴근에서 해방되어 서울살이에 나서지만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각자 마음 속의 불만을 하나씩 해결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나의 해방일지를 보면서 자신을 짓누르는 삶에서의 해방에 대한 시청자 각자 생각이 다를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해방은 없고 그냥 그 순간 인내하며 사는것이 인생이고 자신의 인생에 너무 큰 서사를 만들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해방일지

1. 드라마 소개

서울 출퇴근 왕복 4시간 거리에 사는 3남매의 애환과 그 가족을 통해 삶의 희망을 찾는 구씨의 삶을 보여주는 16회차 JTBC 토일 드라마이다. 김지원, 이민기, 손석구, 이엘, 천호진, 곽혜숙 분이 연기하며 "해방", "추앙하다" 라는 유행어가 만들어 지기도 했다.

2. 보고 난 후

삼시세끼 밥해주고 빨래해주고 잔소리 하는 엄마의 존재가 죽음으로 사라지자 모두 깨닫게 되는 나름대로의 해방이었다. 나는 이 드라마의 시작도 엄마 끝도 엄마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끝내 죽음이라는 방법으로 해방을 맞이했고, 가족들 묶고 있던 가느다란 끈도 엄마의 존재가 없어지자 끊어 지는듯 보였다. 구씨가 몇 년후 산포시 미정 집에 찾아 오지만, 엄마의 존재가 없다=구씨의 마음의 안식처없음으로 연결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불쌍하고 애처로운 엄마. 하지만 해방되어 하늘나라에서는 밥과 가족 부양에서 자유로와 지시길~


염씨 5인 가족 중 누군가를 통해 자신 또는 자기 가족의 모습을 보게 되고, 이것이 공감으로 연결되어 멍하게 다들 보지 않았을까 싶다.

 

성인이 되어 버젓한 직장이 있지만 3남매 중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부모님 집에서 삼시세끼 상차림까지 받으며 다니는 직장에 1시간 30분 걸리는 경기도-서울 출퇴근이 너무 흔해서 인지 그들의 불만이 과하다.  경기도 산포시가 고향이라 겪는 비애는 저 멀리 남쪽 지방출신으로 상경해 고생한 사람들에겐 웃음 포인트였을수도.

 

첫째 염기정은 드라마 보는 내내 불편했다. 사랑하는 남자의 딸에게는 "내가 엄마가 되어줄께" 라고 애원하듯 말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엄마를 보는 눈빛은 귀찮음이 가득이다. 날 낳아준 엄마도 자신은 생각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어린 다른 남자의 딸이 자신을 엄마로 사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나올까? 그냥 그 남자(조태훈)에게 너 딸을 내가 받아들여준다는 우위의 지위를 통해 자기만족을 한게 아닐까하는 삐딱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자신의 엄마가 돌아 가셨을때 제일 슬프게 울었을까?

 

둘째 염창희는 마지막 편으로 갈수록 마음에 꽂하는 대사가 많았다. 회사를 그만 둔 후, 미래에 대한 계획을 묻고 다그치는 부모에게 내뱉는 말은 나를 향해 하는 말로 들렸다. 나를 포함한 부모는 대부분  "고생했다. 수고했다"는 말에 인색하다. 결과주의 적 사고에 익숙한 기성세대라 어쩔수 없다고 하기에는 인간미 조차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조차 반성했다.

그리고, 현아에게 헤어지면서 너 재미있으라고 다시 지옥 속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말에서 자신의 삶의 개선의지가 강하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그렇지. 잘 생각했어." 를 내뱉었다. 현아의 다이나믹한 인생에서 자신의 탈출을 선언한 것은 내 기준에선 정말 잘한 것이다.

현아게게 살다가 힘들어 돌아오면 받아준다고 이별 통보하는 장면

막내 염미정은 그 중 오히려 강한 캐릭터로 구씨를 만나지 않았다면 변하지 못했을 것 같다. 강 대 강이 만난 느낌이었다. 왜 용서를 통해 해방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얼마전 오은영박사님이 사람이 용서하는 이유는 내가 상대방 보다 도덕적 우위를 가지고 싶고, 피해로 인한 자신의 폐해(신체적, 정신적)를 막고 싶은  본능으로 설명하시는 것을 듣고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도덕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것도 나만의 착각아닐까? 오히려 뻔뻔한 선배, 직장 상사가 잘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해방일텐데, 그 과정이 또 괴로울테니 평범한 사람들이 선택하기에는 쉽지 않은 길이다.

 

아빠, 염재호씨는 아들의 권유로 재혼을 했다지만 새엄마는 또 다른 피해자의 느낌이 들었다. 전후사정을 알 수 없지만, 병든 나이든 남편의 밥 차리는 도우미가 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아마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연민이 남아 반발심에 그런 생각이 들었을수도 있다. 염재호씨 재혼으로 3남매는 아버지 봉양에서 해방되었지만, 제 2의 어머니가 살림과 염재호씨 케어에 구속되는 것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는 극 후반 모두의 눈물샘 90% 이상 지분을 담당하시지 않았을까? 아버지의 욱한 성격으로 벌어진 추격전 이후 사고 난 날  내가 사고난날도 밥을 지어야 한다는 푸념에 연신 땀을 닦는 모습에 펑펑 울었다.  누구나 눈물 포인트가 다르겠지만 난 집안일 중에서도 밥하기에서 철저한 구속을 느낀다. 청소, 빨래는 조금 안해도 되지만, 밥을 안해주면 문제있는 엄마가 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하다. "집 밥" 은 누구나 부르짖는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고, 엄마는 군말없이 제공해야 한다. 아니면 나쁜 엄마가 된다. 슬프다. 낡은 압력밥솥이 칙칙 돌아가는 날, 엄마는 조용히 돌아 가셨다. 끝내 죽음을 통해 지긋한 살림에서 해방되신듯 보였다. 엄마의 죽음 이후 가족은 흩어졌고 각자 나름대로의 해방을 맞이한게 너무 가슴 아프다.

미정이 구씨와 헤어짐을 알고 슬픈 어머니

 

낡은 압력밥솥, 돌아가시기전에도 밥함 ㅜㅜ

마지막으로 구씨는 태도가 본질이다를 되뇌이는 나로서는 그의 실체를 알고 난 후부터는 공감이 어려웠다. 염미정에게 나도 내가 어떻게 너에게 할지 몰라라고 말하는 부분은 너무 비겁했다. 나쁜 성격의 보유자들이 흔히 하는 변명아닌가. 벗어나고 싶지만 나올수 없는 검은 세계에서 자신을 술로 망가뜨려 어쩔수 없이 해방되기를 바라는 용기 없는 인물로 보였다. 그러나 눈빛과 눈썹도 연기를 하는 듯한. 팬이 될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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